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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이 더 비싼 깡통 아파트도”···GTX 따라 고개 드는 갭투자

양념통집사 2024. 3. 1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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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집값과 전셋값의 차이가 줄면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호재가 있는 지역 위주로 ‘소액 갭투자’가 고개를 들고 있다. 정부가 ‘2기 GTX’ 추진을 공식화한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더 높은 ‘마이너스 갭투자’까지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이 ‘대세 상승장’으로 전환됐다고는 보기 어려운 만큼,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매수인들의 기대만큼 가격이 오르지 않은 상황에서 전셋값이 떨어진다면 임차인이 전세보증금을 되돌려받지 못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GTX-A 시운전 철도차량이 SRT수서역에서 동탄역으로 출발하고 있다. 

14일 부동산 프롭테크업체 아실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갭투자가 가장 많았던 지역은 동탄신도시가 있는 경기도 화성시(45건)였다. 이어 수원시 영통구(36건), 충남 천안시 서북구(35건), 강원 원주시(33건) 순으로 갭투자가 많았다. 갭투자는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것을 말한다. 아실은 아파트 매매 후 직접 거주하지 않고 3개월 내 전·월세 계약을 체결하면 갭투자로 분류한다.

전국에서 갭투자가 가장 많은 화성시에서는 매맷값과 전셋값의 갭(차이)이 2억원 미만인 거래가 전체의 80%를 차지했다. GTX 역세권에서 상대적으로 거리가 떨어진 5억~6억원대 중저가 매물이 대부분이었다.

GTX-A 동탄역에서 버스로 30여분 떨어진 경기도 화성시 반송동 시범다은마을월드메르디앙유보라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5일 6억2000만원에 거래된 후 같은 달 8일 5억2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매매가와 전세가의 갭은 1억원에 불과했다. GTX-C 연장 논의가 나오고 있는 병점역 인근 신미주 아파트 전용면적 84㎡도 지난해 12월 3억1500만원에 매매된 뒤 지난달 21일 2억6000만원에 전세거래됐다. 매수자는 본인 투자금 5500만원으로 아파트 한 채를 사들인 셈이다.

정부가 GTX-D 신설 노선의 종점으로 발표한 강원도 원주시에서는 전셋값이 매매가보다 더 높은 갭투자도 등장했다. 원주시 단구동 신미주 아파트 전용면적 59㎡는 8200만원에 매매된지 한달 만인 지난달 9000만원에 전세거래됐다. 매수인이 투자한 금액보다 세입자가 낸 보증금이 800만원이나 더 높다. 단구동 일대에서는 전세가와 매매가가 같은 이른바 ‘무갭투자’ 거래도 최근 3개월간 2건이 체결됐다.

지난해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 조정을 받은 상태에서 최근 전셋값이 반등 추세로 접어들자 갭투자 진입장벽이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KB통계에 따르면 전국에서 갭투자가 가장 많았던 화성시 아파트의 지난달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62.99%로, 전년 동월(58.22%)보다 4.77%포인트 상승했다. 전세가율이 상승했다는 것은 매수인들의 투자금, 즉 갭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화성시 다음으로 갭투자가 많았던 수원시 영통구(62.57%)나 강원도 원주시(77.67%)의 전세가율도 6개월 연속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GTX 호재를 기대한 단기 갭투자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선주 경기대 부동산자산관리학과 교수는 “교통 호재가 있으면서도 대출을 크게 일으키지 않아도 되는 곳들 위주로 갭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갭투자로 단기간 차익 실현이 가능한 만큼의 거래량이 받쳐주고 있는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도 “이달 말 개통을 앞둔 GTX-A 같은 경우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가격에 ‘선반영’되어있다고 봐야 한다”며 “아직 조정장이 끝나지 않은 만큼 장기 보유를 목적으로 한 내집 마련 목적이 아닌 이상 갭투자를 하기 좋은 시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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