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가보니
‘대단지 입주→가격하락’ 공식깨져
신규 공급부족 판단에 수요 몰려
서울 개포주공 1단지를 재건축한 아파트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가 30일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개포 1단지에 6700가구 들어오면 주변 전세가가 폭락하겠다며 걱정하는 분위기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전셋값이 조금씩 오르고 있어요. 아무래도 강남구에 예정된 신규 공급 물량이 없다보니 대단지 입주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아요.”(서울 강남구 개포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이달 말 개포주공 1단지를 재건축한 아파트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6702가구가 입주를 시작한다. 1990년 이후 강남 3구에 들어선 아파트 중 송파구 ‘헬리오시티’(9510가구), ‘파크리오’(6864가구) 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올해 2월 입주한 인근 ‘개포자이프레지던스’(3375가구)보다도 두 배 가량 많다.
이 같은 대단지 입주장이 벌어질 때 통상 주변 전세 시세가 일시적으로 크게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지난 28일 기자가 찾은 현장의 공인중개사들은 오히려 일대 전셋값이 이상 급등하면서 ‘입주장 공식’을 깼다고 한목소리로 평가했다. 개포동 일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개포동 일대 전세 가격이 이례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라고 입을 모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인근에 있는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전용 84㎡는 지난 15일 전세보증금 15억4000만원(7층)에 계약되면서 이 단지 기준 전세 신고가를 썼다. 지난 1일 거래된 직전 최고가 14억원(13층)에서 한 달 만에 1억4000만원이나 오른 금액이다. 지난 1월까지만 해도 8억5000만~12억원이었던 전센값은 10개월만에 3억원 이상 상승했다.
개포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전용면적 84㎡를 기준으로 평균 13억원에서 15억원 사이에서 전세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간혹 13억원 이하로 올라온 전세 매물은 세입자가 바로 계약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집주인들은 전셋값을 16억원까지 올려받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자 인근 개포동 일대 전세 시장에서도 상승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5일 인근 ‘디에이치아너힐스’ 전용 84㎡ 전세가는 13억7000만원(15층)까지 올랐다. 올해 1월 7일 계약된 같은 면적 전세가 10억원(5층)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억 이상 높아진 셈이다.
강남권 대단지는 교육과 교통 등 생활 인프라가 좋아 전세 수요가 높다. 개포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와 맞닿은 단지인 ‘개포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84㎡는 지난달 23일 13억(31층)에 전세가 체결됐다. 지난 1월 같은 면적 전세가가 10~11억원 선이었으나 1년도 되지 않아 2억원 이상 오른 셈이다.
이처럼 강남에서 전세시장에 강세를 띠는 것은 향후 아파트 공급이 부족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임대 제외)은 1만 가구 밑으로 떨어지며 1990년 이후 역대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개포동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개포동에서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가 사실상 마지막 입주 단지다보니 전세 수요가 증가한 것”이라며 “40년된 인근 개포 5,6,7단지는 입주까지 최소 5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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