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시장 전반 쇼크 예고
내년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전국에서 분양하는 아파트가 15만 가구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보다 7만 가구 넘게 줄어든 물량으로,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00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분양 물량 감소는 몇 년 뒤 입주 물량 감소로 이어져 전세나 월세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내년 국내 주요 건설사 25곳이 전국에서 분양 예정인 아파트가 14만6000여 가구로 집계돼 2000년 이후 최저치로 나타났다. 내년 아파트 입주 물량(26만 3000여 가구)도 11년 만에 가장 적어 주택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24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밀집 지역.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년 전국에서 입주하는 아파트 물량은 올해보다 10만 가구 줄어든 26만여 가구로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주택 공급의 선행 지표인 분양과 후행 지표인 입주가 동시에 급감하는 것이다. 심각한 아파트 공급 절벽 속에 탄핵 정국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주택 공급 정책 동력도 떨어지면서 주택 시장 불안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국 불안 속 역대급 분양 한파 예고
25일 부동산 정보 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주요 건설사 25곳의 내년 분양 예정 물량은 전국 158개 사업장에서 14만6130가구로 집계됐다. 올해 분양 물량(22만2173가구)보다 34% 줄어든 수치로, 글로벌 금융 위기 여파로 분양 물량이 급감했던 2010년(17만2670가구)보다도 2만6000가구 적다.
건설사들이 실제로 분양하는 아파트는 애초 계획보다 줄어드는 경우가 많은 것을 고려하면 내년에 분양 시장에 나오는 아파트는 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연초 집계한 분양 계획 물량은 26만5439가구였지만, 실제 분양은 계획 물량의 83.7%에 그쳤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증가 등으로 공사비가 급등해 사업성은 떨어지고, 심각한 지방 주택 경기 침체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어서 역대급 분양 한파가 예상된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지방 미분양 물량 등 이미 쌓인 악재가 수두룩한데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내년 분양 계획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도 주택 공급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사들이 당국 지침이 불명확하다는 이유로 정상 사업장에도 PF 대출을 거부하면서 착공하지 못하고 고금리의 브리지론 이자를 내며 버티는 사업장이 적지 않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수도권 핵심 입지에 조만간 인허가만 완료되면 바로 착공에 나설 수 있는 우량 사업장인데도 금융사들이 1군 건설사의 보증이 없으면 대출을 내주지 않으려 하는 상황이어서 착공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고 했다.
◇경기도 입주 물량 40% 줄어 전세 시장 비상
전·월세 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입주 물량도 내년에 급감한다. 부동산R114가 집계한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총 26만3330가구로, 올해(36만4058가구)보다 27.7%(10만728가구) 감소한다. 2014년(27만4943가구) 이후 11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입주·분양 물량이 동시에 급감하면서 앞으로 3~4년 뒤까지 공급 대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분양 물량은 2~3년 이후 입주 물량이 되는데, 2022년 하반기부터 고금리와 PF 시장 경색에 분양 물량이 줄어든 것이 내년과 내후년 입주 물량 감소로 돌아온 것”이라며 “분양 시장이 침체한 탓에 향후 수년간 입주 물량 부족이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내년 경기도의 입주 물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전세 시장 불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 입주 물량은 올해 11만6941가구에서 7만405가구로 40%가량 줄어 17개 시도 중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서울 입주 물량이 올해 2만7877가구에서 내년 3만2339가구로 4462가구 늘어나긴 하지만, 경기도 입주 물량이 줄어 그 효과가 반감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그나마 있는 입주 물량도 내년 상반기에 몰려 있어 이사 수요가 가장 많은 가을을 전후로 수도권에 전세, 월세 가격 변동폭이 커질 것”이라며 “전·월세 가격이 오르면 매매 시장까지 자극해 내년 하반기쯤 집값 불안이 확산할 수 있다”고 했다.
집값상승열기가 식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공급물량은 확 줄었네요. 보통 이런시기에 잘 지켜보다가 매입하는게 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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