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잠실동 '엘·리·트' 집값 들썩들썩
"주공5단지 등 재건축 단지는 제외" 전망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경.
서울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지만 송파구 잠실동 부동산 시장에는 화색이 돌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집주인들은 내놨던 매물을 거두고 호가를 올리고 있고 평소에 이 지역에 관심이 많았던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은 벌써 가격 동향과 분위기 파악에 열을 올리고 있다.
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대장 아파트 '잠실엘스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2월 27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올해 초만 해도 22억원 수준이었던 이 면적대는 '똘똘한 한 채' 기대감에 1년 만에 5억원 이상이 올랐다.
작년 말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한 상황에서 거래가 줄던 이 단지는 최근 분위기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오세훈 서울 시장은 지난달 14일 '규제 풀어 민생 살리기 대토론회'에서 "특단의 조치로 행하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잠실동은 강남구 삼성동, 대치동, 청담동과 함께 2020년 6월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매년 1년씩 재지정, 5년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다. 국제교류복합지구를 개발한다는 게 이유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 집을 살 경우 2년을 반드시 살아야 한다. 갭투자가 어렵단 얘기다. 잠실동은 오는 6월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었는데 이 시점에 해제가 유력할 전망이다.
이에 호가가 오르고 있다. 인근에 있는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잠실엘스 전용 84㎡ 호가는 28억~29억원 수준이다. 27억원대 매물은 지난해부터 소진되기 시작했고,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소식이 전해진 이후 집주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잠실엘스 인근에 있는 A 공인 중개 대표는 "토허제 해제 이야기가 나온 이후 서울 내에서는 물론 부산 등 지방에서도 연락을 받았단 얘기를 들었다"며 "집주인들은 내놨던 매물을 거두고 호가를 올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주변에 있는 '리센츠'와 '트리지움' 역시 기대감이 크다. 집값 역시 대장 아파트를 중심으로 30억원을 훌쩍 넘길 것이란 의견이 많다.
잠실동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현재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적용돼 실수요만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기 수요가 꽤 있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되면 잠실엘스, 리센츠, 트리지움 등 주요 단지 전용 84㎡ 집값이 30억원은 충분히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부동산 공인중개업소는 매수를 서두르라며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잠실동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나중에 토허제가 풀리고 나면 가격은 빠르게 치솟지 않겠느냐"며 "지금 매물을 미리 잡아놓고 잔금은 토허제 이후 내는 식으로 계약서를 쓰면 낮은 가격에 좋은 매물을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건축 단지들은 토허제 해제가 되지 않을 것이란 얘기가 많다. 잠실동엔 '잠실5단지', '잠실장미 1·2·3차' 등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재건축 단지들이 있다.
잠실동에 있는 D 공인 중개 관계자는 "주공5단지에 관해서 묻는 실수요자나 투자자들도 꽤 있는데 아무래도 재건축이라는 개발 호재가 있다 보니 토허제가 풀리지 않을 것이란 얘기가 많다"고 전했다.
서울 송파구 소재 아파트 단지 잠실엘스와 리센츠.
한편 토지거래허가구역 실효성에 대한 지적은 지난해부터 이어졌다. 지난해 8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규제지역과 대체지역이 지리적으로 인접하지 않을 경우 대체지역에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장소 기반 정책이 정책 목표 달성에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삼성동, 대치동, 청담동에서 직선거리로 4~5㎞가량 떨어져 있는 반포동 일대 '아크로리버파크', '래미안원베일리' 등에서는 풍선효과로 집값이 빠르게 치솟기도 했다. 래미안원베일리는 지난해 8월 전용 84㎡가 60억원에 거래되면서 국민 평형(전용면적 84㎡) 기준으로 최고가를 썼다.
재산권 침해 논란도 있었다. 잠실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집값 상승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했는데 인근에 있는 반포동 등은 빠르게 집값이 오르지 않느냐"며 "심지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제때 집을 팔지 못해 이사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르면 2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관련 방침을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전면적인 해제보다는 일부 조정 혹은 대상 축소가 유력한 방향으로 거론된다.
재산권송파구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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