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일부터 청약 예·부금, 청약저축 가입자들의 주택청약종합저축 전환 가입이 허용된다. 기존에는 민영·공공주택 중 한 가지 유형에만 청약이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하나의 통장으로 두 가지 유형에 모두 청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청약통장 금리도 수 차례 인상을 거듭해 연 3%대까지 올라왔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에 마련된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온) 견본주택에서 설명을 듣는 방문객들.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음.
국토교통부는 청약통장 보유자의 혜택을 늘리기 위한 제도 개편안이 이달부터 본격 시행된다고 25일 밝혔다.
우선 청약통장 금리가 이전보다 올랐다. 정부는 지난 23일부터 기존 연 2.0~2.8% 수준이던 주택청약저축의 금리를 연 2.3~3.1%로 인상했다. 2022년 11월(0.3%포인트), 2023년 8월(0.7%포인트)에 이어 이번에 0.3%포인트까지 1년10개월간 총 1.3%포인트를 인상한 것이다. 청약통장 금리가 인상된 것은 현 정부 들어 세 번째다.
10월1일부터는 기존 입주자저축(청약 예·부금, 청약저축) 가입자들이 ‘만능 통장’으로 불리는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그동안 청약저축은 공공청약만 가능하고, 청약예·부금은 민영청약만 가능했다. 다만 청약 기회가 확대되는 유형에 대해선 신규 납입분만 실적이 인정된다. 기존 가입자와의 형평성을 고려한 조치다.
예를 들어 20년 전(240개월)부터 10만원씩 납부한 청약저축 통장 보유자가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전환해 12개월을 추가로 납부하는 경우, 공공청약과 민간청약에서의 납부 기간이 다르게 인정된다. 공공청약은 전환 후에도 종전 납입분을 합산해 총 252개월을 인정받지만, 새롭게 추가된 민간청약은 12개월만 인정된다.
기존 입주자저축 가입자가 이미 청약을 신청한 경우, 그 결과가 확정될 때까지는 전환 신청을 할수 없다. 다음달까지는 기존 입주자저축을 가입한 은행에서만 전환이 가능한데, 11월부터는 다른 은행에서도 전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의 전환 가입은 다음달 1일부터 내년 9월30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고, 필요시 기간을 연장할 계획이다.
주택청약종합저축 전환시 납입 인정 예시. 국토부 제공
올해부터는 청약통장 소득공제 한도도 24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확대했다. 11월1일부터 청약통장 월 납입 인정액이 기존 1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오르기 때문이다. 청약통장 월 납입액이 조정된 것은 1983년 제도 도입 이후 41년만이다.
현재 청약통장 가입자는 매달 최소 2만원에서 최대 50만원을 자유롭게 저축할 수 있지만, 공공분양주택 당첨자 선정 때는 월 10만원까지만 납입액으로 인정된다. 저축총액이 많은 순으로 당첨자를 가리는 공공분양 당첨 합격선은 현재 1500만원 수준이다. 지금까지는 공공분양 합격을 노려볼 수 있는 통장을 만들기 위해 10만원씩 12년을 넘게 부어야 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 기간이 5년으로 줄어든다. 매달 저축 금액을 늘려도 부담이 되지 않는 이들의 공공분양주택 청약이 유리해졌다고 볼 수 있다.
정부는 이미 납부한 금액을 상향된 한도(25만원)에 맞춰 재납입하는 것도 허용했다. 예를 들어 올해 1월 12회차(2024년 1~12월분)를 한꺼번에 선납한 가입자는 남은 2회차(2024년 11~12월분) 선납분을 취소할수 있다. 다만 이 경우 제도개선 시행일(11월1일) 전까지 청약통장 가입 은행에 방문해 선납을 취소해야 한다.
하지만 공공분양 당첨을 노리는 청약통장 가입자 모두가 월 25만원으로 납입액을 올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월납입 인정액이 당락을 좌우할 수 있는 유형은 공공분양·국민주택 중 노부모 특별공급과 일반공급 정도다. 정부는 전체 공공분양의 70~90%에 해당하는 특별공급에서 추첨제 물량을 늘려가는 추세다.
이처럼 정부가 청약통장 보유 혜택을 확대하기로 한 것은 최근 분양가가 시세 수준까지 올라오며 청약통장 해지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지난 8월 기준 2545만7228명으로 1년 전 같은달(2581만3885명)보다 약 36만명이 줄었다. 이는 청약통장 납입액을 재원으로 조성되는 주택도시기금 고갈로 이어져 임대주택 공급과 디딤돌·버팀목 대출 등 정부의 주택정책 집행에 차질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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