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그린벨트 해제지역, 찐 알짜 입지네”…경기 신규택지 어딘가 보니

양념통집사 2024. 12. 13.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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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권 신규 택지 3곳 입지분석
5개 노선 ‘펜타역세권’ 고양대곡
인동선 연계 강화 의왕 오전왕곡
7호선 연장 호재 의정부 용현지구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신규 택지 후보지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건 단연 서울 서초구 서리풀지구입니다. 서울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가 풀린 게 무려 12년 만이기 때문입니다. 강남과 판교가 모두 가까운 입지인데다 한동안 서울의 유일한 택지 후보지란 희소성도 갖췄습니다. 부동산 이기자 41화로 서리풀지구를 집중 조명한 이유입니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달 서리풀지구만 발표한 건 아닙니다. 경기도에서도 3곳의 신규 택지 후보지를 발표했습니다. ▲고양대곡 ▲의왕 오전왕곡 ▲의정부 용현지구가 그 주인공입니다. 3곳에 3만 가구를 조성하는 게 목표입니다. 참고로 택지 후보지는 쉽게 말해 주거 단지를 대규모로 조성할 땅이란 의미입니다. 오늘은 경기도에 조성될 신규 택지 후보지 3곳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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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대곡에 9400가구···5개 노선 지나는 ‘펜타역세권’

전문가들은 3곳 가운데 입지가 가장 좋은 곳으로 고양대곡 지구를 꼽았습니다. 이곳은 고양시 덕양구 내곡·대장·화정·토당·주교동 일대입니다. 그린벨트 199만㎡(60만평)를 풀어 9400가구 규모의 주거 단지를 만들 계획입니다. 고양대곡 지구는 서울 경계에서 약 8km 동북측에 자리합니다. 서측으론 1기 신도시인 일산, 동측으론 고양화정 지구가 접해있죠.

고양대곡 지구는 ‘철도 요충지’인 게 장점입니다. 이곳은 대곡역 역세권인데요. 현재 대곡역에는 지하철 3호선, 경의중앙선, 서해선이 지납니다. 이달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과 교외선 개통을 앞두고 있기도 합니다. 5개 노선이 지나는 이른바 펜타 역세권인 겁니다. 수도권제1순환도로, 강변북로(자유로), 서울문산고속도로 등도 인접해 있습니다.

지난달 그린벨트가 해제된 경기도 고양시 대장동 대곡역 일대의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고양대곡은 교통이 사통팔달이라 그간 택지 후보지를 새로 지정할 때마다 0순위로 꼽혀왔던 곳이다. 입지가 아주 좋다”며 “단지가 입주할 때 이미 GTX A노선이 용산구 서울역과 강남구 삼성역을 지날 예정이다.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는 곳”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고양에 주택 공급폭탄···자족기능은 언제 강화?

다만 박 교수는 “9400가구 정도면 학교 등 교육 인프라가 좀 애매할 수 있다”며 “향후 교육시설이 어떻게 들어서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교통 요지에 굳이 아파트를 또 짓느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일산 신도시를 가진 고양시는 안 그래도 서울의 베드타운으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베드타운은 업무지구가 없어 자족기능이 낮고 인근 대도시의 주거단지로만 역할 하는 도시를 뜻합니다.

게다가 앞으로 몇 년 동안 고양에는 아파트가 더 많이 공급될 예정입니다. 인근 고양창릉 지구에 3만 8073가구가 조성되는 게 대표적입니다. 고양장항(1만1857가구)과 고양탄현(2620가구) 등도 한창 만들어지고 있죠. 일산에선 재건축 논의가 활발하기도 합니다. 주거 벨트가 탄탄하게 형성되는 게 좋을 수도 있지만 베드타운 기능이 더욱 강화되는 건 우려 됩니다.

고양대곡 역세권 일대 교통 개선 방안. [사진출처=국토교통부]

때문에 알짜 입지인 고양대곡 만큼은 오롯이 자족 기능을 높이는 용도로 썼어야 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고양시의 가장 안타까운 점은 자족기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경기 북부가 남부와 비교해 일자리가 적기도 하다”며 “고양대곡 같은 입지에 또 아파트를 짓는 건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경기도를 다 찾아봐도 펜타 역세권이란 입지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입지가 좋은 만큼 아쉬움이 더욱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부는 이 같은 지적이 나올 것을 고려한 듯 고양대곡에 지식융합단지를 함께 만들겠다고 하긴 했습니다. 대곡역 역세권을 중심으로 자족·업무시설을 중점 배치하겠다는 겁니다. 주거와 상업·문화·생활시설이 어우러진 지식융합단지를 조성하는 게 목표입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청사진은 나온 게 없습니다.

의왕 오전왕곡 1.4만가구···인동선 지나지만 인프라 글쎄

경기 남부에선 의왕 오전왕곡 지구가 유일하게 신규 택지 후보지로 뽑혔습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의왕시 오전동과 왕곡동 일대입니다. 이곳 그린벨트 187만㎡(57만평)를 풀어 1만 4000가구가 사는 아파트 단지로 만들 예정입니다. 의왕 오전왕곡 지구는 서울에서 남측으로 약 10km 떨어진 의왕 나들목(IC) 인근에 위치합니다. 주변에 의왕고천 지구가 있습니다. 1기 신도시인 안양시 평촌과 군포시 산본도 가깝게 자리합니다.

정부가 이곳을 신규 택지 후보지로 고른 건 인근에 인덕원~동탄선(인동선)이 개통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이르면 2029년에 인동선이 뚫리니 주거 단지도 넣어보잔 겁니다.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에서 환승하면 서울 동작구, 용산구, 중구로 이동이 편리하니까요. 아울러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지하철 1호선 의왕역에는 향후 GTX C노선이 지나갑니다.

의왕 오전왕곡 지구 위치도. [사진출처=국토교통부]

정부는 의왕 오전왕곡 지구에 살게 될 주민들이 GTX C노선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차차 교통망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GTX C노선에 인동선까지 지나면 수도권 남부 쪽으로 직주 근접이 괜찮게 된다”며 “기존에 노후 된 곳으로 여겨진 오전동 일대에 재개발이 여럿 진행되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박합수 교수는 “의왕시는 도시가 선형 모양이다. 길게 일자로 형성돼 있다”며 “도시의 집중력이 떨어져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습니다. 의왕시 북쪽인 인덕원 부근과 남쪽인 오전왕곡 인근의 인프라가 차이난다는 취지입니다. 박 교수는 “이런 측면에서 초기 분양 단지는 당장 생활 편의시설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의정부 용현에 7000가구···7호선 연장시 강남 직행

의정부 용현 지구는 의정부시 중앙에 있지만 군부대가 머물러 오랫동안 개발이 안 된 지역입니다. 구체적으로 의정부 신곡동·용현동 일원에 조성됩니다. 그린벨트 81만㎡(24만평)를 풀어 7000가구를 짓는 게 목표입니다. 주변에 의정부 법조타운과 의정부 고산, 민락 지구가 자리합니다. 기존 도심과 연계해 통합 생활권을 만들기 편리한 셈입니다. 서울 경계에선 북측으로 약 3km 떨어져 있습니다.

그린벨트가 해제된 의정부시 용현동 옛 306보충대 부지 일대의 모습. 

마찬가지로 교통 호재가 있어 정부가 이곳을 신규 택지 후보지로 정했습니다. 이르면 2026년 서울 지하철 7호선이 탑석역까지 연장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탑석역엔 현재 의정부 경전철이 지납니다. 의정부 용현 지구에서 차로 15분 정도 떨어진 지하철 1호선 의정부역에는 GTX C노선도 개통될 예정입니다. 정부는 의정부 용현지구에 살게 될 이들이 의정부역까지 쉽게 가도록 향후 교통 연계를 강화할 방침입니다.

원래 군부대였던 곳이라 다른 지역보다 토지 보상이 수월하게 끝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방부와 잘 협의하면 되니까요. 김제경 소장은 “기존 도심과 가까운 위치라 개발 후 외딴 섬처럼 남지 않는단 게 장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박합수 교수는 “7호선은 강남으로 직행하는 노선이란 가치가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박 교수는 “의정부 경전철이 의정부역으로 직결되지 않고 의정부 전역을 좀 돌아간다”며 “GTX C노선 이용을 생각하면 버스 등이 보강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지민 대표는 “7호선이 연장되는 탑석역은 용현동 끝자락 단지만 가깝다”며 “신곡동 쪽은 탑석역 도보권이라 볼 순 없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박 대표는 또한 “공사비가 많이 올라 분양가도 어느 정도 상승이 불가피할 텐데, 일대 시세를 고려하면 높은 분양가를 책정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29년 분양·2031년 입주 목표···넘어야 할 산 많아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서울정부청사에서 수도권 신규택지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매경DB]경기권 신규 택지 후보지 3곳의 향후 일정은 어떻게 될까요. 정부는 2026년 상반기에 공식적인 공공주택지구로 지정을 완료한다는 입장입니다. 이후 토지보상 등 절차를 끝내 2029년 첫 번째 분양하는 게 목표입니다. 이러면 2031년 첫 번째 입주 단지가 나올 수 있습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계획일 뿐입니다. 당장 토지 보상 단계부터 사업이 지연되는 곳이 많기 때문입니다.

땅주인들이 강하게 반발하면 협의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요. 또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거나 문화재가 발견되면 개발이 아예 중단되기도 합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아파트 공급은 인허가·토지보상·택지구획정리·분양 절차를 거쳐 입주까지 많게는 10년 가량 장기간 소요되는 개발 사업”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처음 설정한 것보다 실제 공사기간이 길어지는 건 이상할 게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린벨트 해제 지역 주민분들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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