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13%→올 3월 4%
전세값 상승폭 크지 않고
매매가격 대폭 오른 영향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1년 가까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갭투자는 여전히 잠잠하다. 전셋값이 더 오를수록 갭투자 중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모양새다. 오른 기간에 비해 전셋값 상승 폭이 작은 데다 향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아직 투자 수요를 자극할 정도는 아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에서 갭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줄고 있다. 갭투자는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전세보증금을 끼고 집을 사는 것을 말한다. 아실은 아파트 매매 후 직접 거주하지 않고 3개월 내 전월세 계약을 체결하면 갭투자로 분류한다.
아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에는 서울 아파트 매매 총 3225건 가운데 432건이 갭투자로 13% 비중을 차지했지만 이는 올해 1월 11%, 2월 7%, 3월 4% 등으로 갈수록 줄고 있다. 너도나도 ‘영끌’ 대열에 합류하며 갭투자 열풍이 불었던 과거 급등기에 한때 19%까지 올라갔던 점을 고려하면 현재 갭투자는 거의 자취를 감춘 셈이다.
서울 아파트는 지난해부터 전셋값이 꾸준히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5월 넷째 주 상승 전환한 후 최근까지 47주 연속 올랐다.
통상 갭투자 수요는 매매가와 전셋값 차이가 줄어들 때 증가한다. 투입되는 자기자본이 상대적으로 적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석달간 매매가와 전셋값 간 격차가 꾸준히 줄어들었음에도 갭투자는 잠잠했던 것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47.5%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오르기 시작한 지난해 5월(46.8%)보다 높아지긴 했지만 큰 차이로 볼 수 없다. 오른 기간에 비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의 실제 상승 폭은 그리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3월 서울 아파트의 1평(3.3㎡)당 전셋값은 약 2148만원으로 지난해 5월(약 2026만원) 대비 약 122만원(6%) 올랐지만 같은 기간 매매가격도 평당 4060만원에서 4172만원으로 112만원 상승하면서 전세가율 상승을 일부 상쇄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갭투자 환경은 쉽게 오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서울의 경우 이미 매매가가 상승 전환하면서 전세가와 격차를 다시 벌여나가고 있는 데다 아직 시장에서 거래 자체가 활발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갭투자는 집값이 오른다는 기대와 저금리 등 갭투자를 유발하는 조건이 맞물릴 때 투기적 가수요가 움직이는 것”이라며 “앞으로 전세를 끼고 집부터 사고 보는 건 당분간 옛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들어 전국에서 갭투자가 가장 많이 일어난 지역은 경기도 화성시로 최근 3개월간 총 52건이 거래됐다. 하지만 화성시 역시 갭투자 비중은 3.6%에 불과해 24%까지 치솟았던 지난 2022년 1월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수준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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