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곡2구역 재개발 조합, 본계약 체결
더 유리한 조건 협상해야 한단 시각도
“공사비 급등에 시공사 교체 쉽지 않아”
경기 고양시 덕양구 토당동 주택가 일대. [네이버 거리뷰]
올해 들어 원자재, 인건비가 급격히 오르며 서울에선 ‘공사비 3.3㎡(평)당 1000만원 시대’를 맞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수도권에선 500만원대 공사비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준이란 평가까지 나온다. 최근 경기 고양시 내 대규모 재개발 사업도 이런 연유로 본계약을 체결했다.
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고양시 덕양구 토당동 능곡2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지난 2016년 시공사 선정 이후, 지난 6월 3.3㎡당 공사비 520만원을 책정해 올해 7월 말 본계약서 체결 도장 날인식을 진행했다. 능곡2구역 재개발은 토당동 49-10번지 일원에 지상 최고 36층 2933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시공사는 GS건설·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이다.
조합은 시기적으로는 공사비 상승 또는 GS건설 사고 등으로 혼란스럽지만 지난 5월 조합 총회에서 공사도급 계약 안건 통과 이후 본계약까지 무사히 끝마치며 사업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앞서 조합 내에선 GS건설의 아파트 주차장 천장 붕괴 사고 여파에 시공사 교체 필요성이 있단 일부의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공사비 계약을 한 능곡5구역보다 일반분양 규모가 많은 만큼, 더 좋은 조건에 공사비 계약을 체결해야 한단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능곡2구역 또한 최근 수준 대비 저렴히 공사비 계약을 체결했단 여론이 우세한 가운데 이 같은 의견은 일단락됐다.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할 시공사를 새로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판단도 작용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조합원은 “조합 내에선 3.3㎡(평)당 520만원 수준이면 선방했다는 의견이 대체적”이라고 전했다. 다만 또다른 조합원은 “본계약 도장은 찍었지만 영업정지 처분 관련해 약정을 이용해서라도 하자 등 부분에 대한 지속 협상은 필요하다”며 “평당 520만원으로 낮추는 과정에서 가전제품 등 옵션, 조합원 혜택이 줄었다”고 지적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 정비사업장에선 대부분 시공사가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는 상황”이라며 “조합 내에선 시공사 교체 여론도 있겠지만 대부분 새로운 시공사 찾기가 쉽지 않고, 더 낮은 공사비로 계약하기도 어려워 지금 바꿔도 이득이 없다고 보는 시각도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비슷한 시기에 본계약을 체결한 수도권 정비사업장 중 공사비가 저렴한 수준이란 평가도 나온다. 최근 인천 원도심 한 정비사업구역은 건설공사비지수를 반영해 3.3㎡당 467만원에서 583만원으로 공사비를 인상했다.
한편 주택사업 공사비는 당분간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집계한 건설 분야 물가지수인 건설공사비지수(주거용건물)는 지난 7월 기준 150.4(잠정)으로 전년 동월 146.8 대비 3포인트(p) 이상 올랐다. 최근 시멘트사들이 가격을 약 10% 올린 것이 반영되면 건설공사비지수는 향후 더 오를 전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시멘트 가격이 현재보다 7∼10% 오르면 100억원 규모 공사 기준 재료비가 최고 1억1400만원 늘어날 것으로 봤다. 아울러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하반기 건설업 전체 직종의 하루 평균 임금이 전년 동기 대비 6.71% 올랐는데, 이는 건설공사 원가 계산에 적용되는 통계라 공사비 상승을 더 부추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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