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관리처분계획인가 목표
최고 29층, 2320가구 규모 재개발
트리플 역세권에 광화문 가까운 입지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 2구역 전경
서울 강북권의 ‘알짜 재개발’ 입지로 꼽히는 서대문구 북아현2구역이 아현동 성당과의 법적 다툼에서 승리하며 한숨을 돌리게 됐다. 법원이 조합의 손을 들어주며 기존 재개발 계획이 취소될 위기에서 벗어났다. 조합은 빠르게 후속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양상윤)는 지난 24일 아현동 성당이 서대문구청과 북아현2구역 재개발 조합을 상대로 낸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 취소소송’ 1심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사업시행계획은 쉽게 말해 구체적인 재개발 건축 계획이다.
북아현동 520일대에 있는 북아현2구역은 최고 29층, 28개 동, 2320가구 규모로 재개발을 추진 중이다. 시공은 삼성물산과 DL이앤씨가 맡았다. 지하철 2호선 아현역, 2·5호선 충정로역 역세권인 데다 광화문 업무지구가 가까운 게 강점이다. 2009년 처음 마련한 사업시행계획에는 구역 안에 있는 아현동 성당을 철거한 후 위치를 이전해 새로 짓기로 돼 있었다.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2구역 재개발 조감도
성당은 수년 동안 서대문구청과 조합 측에 기존 자리에 그대로 남겠다며 존치를 요구했다. 결국 2020년 아현동 성당을 존치하는 내용으로 재정비촉진계획이 변경됐다. 조합은 이후 2022년 서대문구청으로부터 존치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구역에 대한 세부적인 사업시행계획 변경 인가를 받았다.
그러나 성당 측은 계획을 변경할 때 자신들 동의를 얻지 않은 건 위법하다며 인가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변경된 계획에 따르면 아현동 성당의 일조권과 조망권, 사생활 침해가 발생한다는 취지였다. 지금도 성당 앞에는 ‘양쪽에 9m, 5m 옹벽 위 고층아파트가 웬 말이냐’, ‘조합은 인간 기본권을 보장하라’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다.
법원은 조합의 사업시행계획 변경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1심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아현동 성당이 존치되는 것으로 재정비촉진계획이 변경되고, 조합이 이 결정에 따라 사업시행계획을 작성한 이상 그 과정에서 원고의 동의를 얻지 않았다고 해도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일조권과 관련해서도 고층 아파트가 건축될 것을 알면서도 존치를 주장했기 때문에 이를 어느 정도 감내했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2구역에 속한 아현동 성당의 전경.
조합 측은 “만약 취소 처분이 났다면 파장이 정말 컸을 텐데 한숨 돌렸다”며 “오는 8월 관리처분계획에 대한 총회를 열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준비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서대문구청이 조합이 원하는 방향으로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내줄지가 변수다. 앞서 조합은 올해 초 총회를 열고 ‘1+1’ 주택 공급을 취소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1+1주택은 감정금액이 높거나 구역 안에 보유한 면적이 큰 조합원이 원할 경우 2가구를 배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평(3.3㎡)당 공사비가 기존 490만원에서 748만원으로 급등하자 조합은 취소 결정을 내렸다. 조합은 1+1 주택 대신 대형 평형을 제공하겠단 입장이다. 서대문구청은 이에 “인가 신청이 들어오면 1+1 주택을 취소한 것에 대한 절차적 문제는 없는지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이후 인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아현뉴타운(재정비촉진구역)의 마지막 퍼즐로 불리는 북아현3구역도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를 진행 중이다. 북아현3구역은 최고 32층, 47개 동, 4739가구로 대규모 재개발을 하는 게 목표다. 시공은 GS건설과 롯데건설이 맡았다. 다만 공사비 협상과 주민 갈등이 변수다. 최초 공사비는 평당 360만원에 계약했으나 현재 700만원 중반 선으로 조정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이 밖에도 북아현동 마포로 4구역 제1지구에는 지상 23층 높이 주거·청년·문화 복합시설이 들어선다. 지난달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마포로4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제1지구 정비계획 변경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이곳은 아현동 가구단지 초입에 있는 노후·불량 건축물 밀집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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