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내년 건설 수주 '210조'… 주택 '회복' 해외 '불안'

양념통집사 2024. 11. 12.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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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속 SOC 수주 줄고 3기 신도시 영향으로 주택사업 성장 전망
젤렌스키에 종전 약속한 트럼프,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수혜 기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대외 정책 변화가 국내 건설업계에 미칠 영향으로 인해 불안이 커지고 있다. 내년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부문에선 수주 감소 우려가 커진 반면 주택사업은 정부의 공급대책에 힘입어 회복이 예상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의 방향도 트럼프 당선에 따른 전망이 엇갈려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 프로젝트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며 앞으로 사업 추진과 투자, 실적 개선에 적지않은 여파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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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등장에 건설업계 뒤숭숭트럼프의 철저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는 1기 집권 시절에도 글로벌 경제의 핵으로 부상했다. 내년 1월 새로 출범하는 2기 트럼프 행정부는 '다시 위대한 미국 만들기'(Make America Great Again)를 내세워 외교·안보·경제·통상 등 분야에서 강경 행보를 예고했다.

트럼프의 이 같은 행보는 국내 건설업계에는 악재가 될 전망이다. 건설경기 불황 장기화를 보내고 올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정책으로 반등 시점을 노리고 있는 업계는 트럼프 리스크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최근 발간한 건설동향 브리핑에서 트럼프가 관세 강화(보편 관세 적용, 중국산 수입품 관세 인상)와 대중국 강경 대응(최혜국 대우 철폐, 우회 수출 차단)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산연은 관세 강화가 수입 물가 상승을 촉발하고 이민자 감소로 서비스 부문 임금 인상, 제품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속도와 폭을 제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중 갈등과 관세 인상 정도에 따라 국내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순수출 감소로 경제성장률 둔화도 관측된다. 원/달러 환율도 악재다.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된 지난 6일 원/달러 환율은 6.5원 상승한 데 이어 다음날에 13.7원 오르며 상승세가 지속됐다. 지난 11일에도 원/달러 환율은 8.3원 오른 1394.7원에 마감됐다.

철강 등 일부 수입 품목의 원가 상승과 함께 국내 산업 전반의 수입품에 대한 수입 물가 상승으로 국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가능성도 커져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엄근용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건설시장에서 환율 상승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건설공사비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며 "국내 물가 전반에 영향을 미쳐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면서 공사비 하락이 지연될 수 있다"고 비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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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단 기대, 중동 지속… 해외 수주 먹구름

트럼프의 재등장에 국제 정세가 요동치며 국내 건설업체의 실적 하락 요소가 확대돼 대외 시장의 전망도 엇갈린다.

건산연은 최근 서울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2025년 건설·부동산경기 전망' 세미나를 열고 내년 건설 수주는 210조4000억원을 달성해 올해보다 2.2%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문별로 공공수주는 SOC 예산 감소와 국토교통부의 SOC 신규 사업 예산이 큰 폭 줄어 전년 대비 1.7% 감소할 전망이다.

민간수주는 정부의 3기 신도시 영향으로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건산연은 내수 부진 상황에서 높은 공사비와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여파로 회복 속도가 더디지만 올해보다 4.1% 증가할 것으로 낙관했다.

건설투자는 2022~2023년 건축 착공이 감소한 영향이 올 하반기(7~12월)부터 내년까지 부진으로 이어져 올해는 전년 대비 1.4%, 내년에 전년 대비 2.1%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공공과 민간 수주 전망이 엇갈렸지만 전체 수주 규모가 올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측돼 경기 회복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국면은 상반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당선자는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9월27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대선에서 이기면 러-우 전쟁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국내 건설업체는 민·관 협력을 통해 우크라이나 도로·주택·발전소 등의 재건사업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시 재건사업 총 4863억달러의 수혜가 기대된다.

반면 국내 건설업체의 수주 텃밭인 중동 상황은 다르다. 트럼프가 이스라엘 친화적인 중동 강경책을 펼치면서 전쟁 종식과는 거리가 멀어진 분위기다. 건산연은 중동 수주 규모가 큰 국내 건설업계에 위기가 고조될 것으로 봤다. 중동 국가의 신규 발주 감소와 프로젝트 지연 등이 우려된다.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기존 사업의 수익성 감소로 해외 신규 사업에 몰두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등장은 국제 정세에 큰 변화를 예고한다"며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내년 이후 대외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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