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입지 선점 취지... 내년 수주물량 감소 예상
정비사업 시공권을 따내기 위한 건설사들의 ‘막판 경쟁’이 치열하다. 내년에 ‘수주 물량’이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알짜 입지를 선점하겠다는 취지다.
서울 노량진1 재정비촉진구역 일대.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과천주공10단지 시공사 선정 입찰에 삼성물산이 단독 응찰해 두번째 유찰되면서 사실상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됐다. 삼성물산은 입찰보증금 200억원을 납부하면서 입찰제안서를 조합에 제출하는 등 애초 높은 의지를 피력했다.
과천주공10단지는 과천의 마지막 재건축 단지로, 지하철 4호선 과천역 초역세권에 있다. 1984년 준공돼 올해 39년차를 맞았다. 용적률은 86%로 사업성이 높은 곳으로 통한다.
송파구 가락동 가락미륭아파트는 지난 15일 현장설명회를 개최했다. 가락동은 5개의 단지가 최근 재건축 추진에 속도를 내면서 서울 재건축의 최대 격전지로 급부상 하고 있다. 이 중 하나가 가락미륭아파트로, 앞서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대방건설 등 4개사가 입찰에 참여한 상태다.
오는 20일에는 올 하반기 최대어로 불리는 노량진 1구역의 입찰이 예정돼 있다. 노량진뉴타운 사업지 중에서 시공사가 정해지지 않은 유일한 곳으로, 지하철 1·9호선 노량진역과 7호선 장승배기역 사이에 위치한 ‘노른자 땅’이자 대규모 단지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 9월 15일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 GS건설, 포스코이앤씨,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호반건설, 금호건설 등 7개사가 참석했다. 업계에선 삼성물산과 GS건설의 ‘양자구도’를 전망하고 있지만, 포스코이앤씨도 물밑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개발 사업지인 안양 종합운동장 북측일원(대지면적 6만4375㎡)도 오는 20일 입찰을 진행한다. 1300가구 이상이 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건립될 예정이라, DL이앤씨와 롯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여의도 1호 재건축’으로 통하는 공작아파트도 2차 입찰에 나선다. 애초 여의도 한양아파트가 재건축 단지 중 가장 먼저 시공사를 선정하려 했지만, 선정 과정에 위법 논란이 일면서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이에 공작아파트가 가장 먼저 시공사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대우건설이 1차에 이어 2차때도 입찰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올 들어 수주에 소극적으로 임했던 대형 건설사들이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알짜 입지’를 선점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보고 있다. 특히 내년 주택시장이 올해 보다 더 악화하고 비주택부문 PF(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 역시 신규수주 분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찌감치 괜찮은 곳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알짜’는 부촌이거나 입지가 확실한 곳을 말하는데, 이 곳은 나중에 공사비를 못 받을 가능성이 없다”면서 “여의도 같은 곳은 ‘우리가 지었다’라고 할 수 있는 선점 효과까지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론 메이저 건설사들은 향후 몇년치 공사물량은 미리 확보했겠지만 수주잔고가 떨어지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으니 좋은 물건이 나왔을때 잡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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