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누적 아파트 매매가격, 강남·서초·송파만 상승
노도강 등 외곽 하락 폭 커…수요 적고 대출 의존 영향
전문가들 "강남도 떨어질 땐 급락…내년 꺾일 수 있어"
올해 상반기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를 시작으로 서울 외곽까지 집값 반등세가 확산하는가 싶더니 최근 다시 시장이 차갑게 식어가는 분위기다. 올해 누적 기준으로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른 지역은 강남과 서초, 송파 세 곳뿐이다. 시장에서 회자되는 '강남불패' 신화가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다만 강남권의 경우도 과거의 사례를 비춰봤을 때 장기 하락기에는 집값이 급락하기도 하는 만큼 이런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강남 3구는 올해 워낙 빠르게 집값이 반등한 만큼 수요자의 부담이 커지기도 했다. 실제 최근 강남권 일부 단지에서 눈에 띄는 하락 거래가 나타나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 강남 3구는 '상승'…서울 외곽은 5% 안팎 하락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둘째 주(13일 기준)까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2.31%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들어 반등세가 나타나긴 했지만 상반기 내내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올해 누계 기준으로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한 곳은 송파구(3.58%)와 서초구(0.88%), 강남구(0.73%) 3곳뿐이었다. 이 지역들이 포함된 서울 동남권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아직 2022년에 찍은 고점에는 못 미치지만 이 지수의 기준(100)이 되는 2021년 6월 수준을 넘어서는 등 빠른 회복력을 보였다.
2023년 서울 자치구 누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반면 서울 외곽 지역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나 강서구, 금천구, 구로구 등은 올해 누적 아파트 매매가격이 5% 안팎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들은 올해 하반기 뒤늦게 반등세를 보이기 시작했지만 다시 상승 폭이 줄면서 금세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최근 집값 상승세가 크게 둔화하는 데다가 외곽 지역의 경우 최근 하락세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올해 서울에서 강남 3구를 제외하면 대부분 집값이 하락한 것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대출 의존 높은 외곽부터 하락…'강남 불패' 어려울 수도"
전문가들은 통상적으로 서울 내에서도 수요 차가 크기 때문에 강남권 등 중심지의 집값이 먼저 오르며 주변 지역 집값을 끌어올리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설명한다.
반면 외곽 지역의 경우 수요가 적은 데다가 대출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아 경기가 악화할 때면 더 빠르게 떨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 동북 동남권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 /
서울 동남권의 경우 올해 4월부터 집값 반등세를 보이며 지금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노도강 등 외곽 지역의 경우 7월 들어서야 집값이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후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힘이 빠지기 시작하자 11월 들어서 금세 집값이 하락세로 접어든 모양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강남의 경우 수요가 많은 데 비해 서울 외곽은 구매 여력을 갖춘 수요자들이 적극적으로 주택을 매입하는 지역은 아니다"며 "특히 이 지역들의 경우 정책자금 등 대출의 비중이 높다 보니 해당 정책이 중단되거나 경기가 악화할 경우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나타난 '강남 불패'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되기는 어려울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 강남권 역시 추세적인 침체기 속에서는 집값이 급락했던 사례가 많은 만큼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어진 부동산 시장 침체기 당시 강남권 아파트의 가격 하락세는 다른 지역보다 더욱 가팔랐다.
KB부동산에 따르면 2008년의 경우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연간 3.2% 상승했는데 강남구의 경우 연말 집값 급락으로 인해 7.25% 하락했다. 또 하락세가 가팔랐던 2012년의 경우 서울 전체 하락률은 -4.48%를 기록했는데, 강남구는 -6.29%를 기록한 바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강남 집값이 먼저 오르기도 하지만 또 내릴 때는 많이 내리는 흐름도 나타날 수 있다"며 "당분간은 전셋값 상승 등으로 하락 폭이 크지는 않겠지만 최근 강남권에서도 거래량이 줄고 있다는 점 등을 보면 집값이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강남권의 경우 올해 가격 회복세가 워낙 빠르다 보니 수요자들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최근 강남구 집값이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내년에는 집값이 꺾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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