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집값 급등→규제'의 반복...서울 아파트값 2년 연속 '상저하고'

양념통집사 2024. 12. 10. 12:00
728x90
반응형
SMALL
서울의 아파트 단지 모습. 

서울 아파트 시장이 2년 연속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에 가격이 하락하면서 주춤하다 하반기에 반등하는 모양새다. 최근 대출규제 등의 여파로 관망세가 짙어진 가운데 내년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3일까지 주간 조사 누적치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값은 상반기에 0.48% 상승, 하반기에 3.95%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흐름은 지난해에도 비슷했다. 지난해의 경우 상반기에 누적변동률 -3.96%으로 하락세를 보이다가 하반기 1.64% 상승하며 반등했다.

최근 5년간 흐름도 대체로 ‘상저하고’였다. 2020년(상반기 0.07%, 하반기 0.79%) 과 2021년(상반기 2.29%, 하반기 4.20%)은 상·하반기 큰 차이가 없었지만, 하반기 상승률이 다소 높았다. 다만 고금리 여파로 서울 아파트값 하락세가 본격화한 2022년에는 상반기(-0.19%)보다 하반기(-7.03%)의 하락 폭이 더 컸다.

지난해와 올해는 ‘상저하고’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고금리가 지속하면서 2022년의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정부가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원까지 연 4%대 금리로 대출해주는 특례보금자리론을 출시한 이후 매수세가 회복 조짐을 보였다.

서울 주간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5월 말부터 상승으로 돌아서며 반등하더니, 12월까지 상승세가 계속됐다. 하지만 9월 이후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종료, 특례보금자리론 대상 축소 등의 여파로 연말에는 보합세로 돌아섰다. 서울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값이 단기간에 급등하며 가격 상승 피로감이 확산한 것도 이유였다.

728x90
올해는 3월 초까지 ‘거래가뭄’을 겪으며 아파트값이 하락했다.(주간 조사 기준)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684건이었으며, 2월에도 2714건에 그쳤다.(서울시 집계) 상승 조짐이 나타난 건 3월부터이었다. 3월과 4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각각 4448건, 4645건으로 1~2월의 2배 수준으로 거래량이 늘었다. 1월 말 출시된 신생아특례대출(디딤돌대출) 등 정책대출 영향이 컸다.

6~7월 거래량이 예년 평균 수준을 상회하며 7000건 이상을 기록했고, 아파트값도 주요 상급지를 위주로 급등하기 시작했다. 부담을 느낀 정부가 9월부터 대출 한도를 줄이는 스트레스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를 시행하는 등 대출규제 카드 꺼내들면서 이후 다시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

과거에는 계절이나 학기에 따른 이사 수요, 대규모 주택 공급 정도 등이 집값 흐름의 변수로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주택 매수시 주담대를 활용하는 비율이 늘면서, 실수요자들이 금리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아울러 집값이 오르면 정부가 규제 카드를 꺼내들고,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 규제를 일부 완화해주면서 다시 매수세가 회복돼 집값이 오르는 식의 순환 구조가 공고해졌다.

특히 정부의 집값 상승에 대한 민감도가 커지면서 당장 매수세가 살아나 급등 조짐이 보이면 다급히 규제 카드로 이를 진화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반대로 규제로 인해 집값 하락해 주택수주·착공·분양·정비사업 등 부동산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 정책대출 확대, 규제 완화 등의 수요 진작책을 꺼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상저하고’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당장 대출규제로 갈아타기 등 수요가 눌린 상황인데, 내년 상반기까지 큰 폭의 정책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내년에도 정부의 가계부채 총량관리 정책은 지속할 것으로 보이고, 전반적인 경기 회복도 더디다”며 “내년 집값이 올해 같은 가격 상승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상계엄 사태로 정치권이 극심한 혼란에 빠진 것도 변수다.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비화할 경우 그동안 정부의 정책기조가 큰 변화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정치가 불안정해지면서 경제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질 수 있다”며 “당장 내년 상반기까지는 부동산 시장에서도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리인하와 주택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로 인해 다시 매수세가 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차례(3.50→3.25→3.00%) 내리면서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역시 더 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출총량 관리에 나선 은행권도 상반기 이후부터는 한도를 다소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두성규 목민경제정책연구소 대표는 “내년부터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크게 줄어드는데, 주택 공급 공백이 가시화하면서 하반기부터 매수세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며“올해와 마찬가지로 서울 주요지역 위주로 급등세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