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설계 기술제안 방식의 ‘송산그린시티 서측지구 1단계 2공구’ 입찰이 심의를 코앞에 두고 ‘가중치 딜레마’에 빠졌다.
가격점수 비중이 40%로 높은 탓에 저가경쟁이 이뤄질 경우 최종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 남아 있는 것인데, 높은 가격점수 비중이 저가투찰 유도 장치로 작동하면서 고품질 설계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향후 토지조성공사에서도 스마트기술 역량이 필요한 만큼, 설계비중을 최소 7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수자원공사는 19일 추정금액 2714억원 규모의 송산그린시티 서측지구 1단계 2공구 조성공사에 대한 기술제안평가 회의를 진행한다. 이 사업에는 SK에코플랜트와 극동건설이 맞대결을 벌인다.
이들 건설사는 막판까지 설계 차별화를 위해 전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가격 이슈로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사업은 기술제안점수 60%, 가격점수 40%의 가중치기준 방식으로 낙찰자를 결정하는데, 가격점수가 40%에 이를 경우 가격을 낮추면 최종 낙찰자로 결정될 개연성이 충분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가격점수 40%인 기술형입찰에서 심의에서 이기고도 저가공세에 수주를 놓친 사례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앞선 송산그린시티 서측지구 1단계 1공구 입찰에서도 이미 저가투찰 분위기가 감지됐다.
1공구 낙찰예정사로 선정된 DL이앤씨는 예정가격 대비 86.86%를, 경쟁사로 나섰던 현대건설도 예가 대비 93.16%에 투찰했다.
이 같은 저가투찰 가능성은 발주기관 입장에서도 장기적으로 자충수가 될 우려가 적지 않다.
발주기관은 기술형입찰을 통해 고품질의 시설물을 확보해야 하는데, 입찰자들이 저가투찰을 염두에 두게 되면 특화ㆍ고급설계에 주력하지 못하면서 저품질 시설물을 얻게 되는 구조로 변질되기 때문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설계적으로 고급화를 하려고 해도, 가격에서 뒤집힐 가능성 때문에 가격이슈로 한계가 크다”고 말했다.
기술형입찰의 대표적 저가 유도장치로 꼽히는 가격점수 40% 비중은 다른 기술형입찰에서는 지양하는 추세다.
실제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1ㆍ2공구(건축 및 시스템), 조야∼동명 광역도로(1-1공구), 남양주왕숙 국도47호선 이설(지하화) 등은 기술제안점수 70%, 가격점수 30%다. 심지어 제천시 소각시설 증설공사는 기술제안점수 80%, 가격점수 20%로 구성됐다.
이번 송산그린시티 서측지구 등 토지조성공사도 디지털 물류를 특화로 한 스마트단지로 육성되는 만큼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술제안점수를 70%로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점차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입찰로 탈바꿈하고 있는 만큼, 발주기관도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한 무대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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