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셋값 하락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가율) 50% 붕괴가 임박했다.
28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2월 현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1.2%로 50% 선을 가까스로 지켰다. 지난해 11월(53.9%) 이후 3개월 연속 하락했다. 데이터 표집의 변화는 있지만 이달이 지난 2012년 1월(51.2%) 이후 11년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서울 규제지역의 전세가율이 일제히 50% 밑으로 하락했다. 강남구는 42.5%로 서울 25개 구 가운데 최저였고, 용산구가 43.2%로 그 뒤를 이었다. 송파구(45.3%)와 서초구(45.9%)도 전세가율이 절반에 못 미쳤다.
비규제지역에서는 양천구(49.1%)가 유일하게 50% 아래다.
상대적으로 전세가율이 높은 곳은 중랑구(59.1%)와 성북구·강북구(57.3%), 금천구(56.9%), 은평구(56.2%) 등 매매가격이 낮은 곳이며 전세가율이 60% 이상인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전세가율이 계속 떨어지는 것은 최근 매매가격에 비해 전세가격 하락 폭이 컸기 때문이다. KB 조사 기준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은 2.96% 하락했는데, 전셋값은 5.45% 내렸다.
고금리와 대출 규제 등 금융 환경 변화에 전셋값이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모양새다.
올해 들어서도 매매가격은 1월 -2.09%, 2월 -1.20%를 기록했지만 전세는 각각 -3.98%, -2.63%로 매매 하락 폭을 웃돈다.
이달 경기도의 전세가율은 62.2%, 인천은 64.3%로 역시 조사방식이 변경된 작년 11월(65.1%, 66.9%) 이후 역시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66.0%로 작년 11월(67.8%)보다 1.8%포인트 하락했다.
전세가율이 떨어지면서 전세를 끼고 구매하는 갭투자는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최근 15억원 초과 주택담보대출이 허용됐지만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부담 정도를 기준으로 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대상은 지난해 총대출액 2억원 이상에서 올해 1억원 이상으로 강화되면서 소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돈 빌리기가 힘들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과거에도 집값이 급등할 때는 대체로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 상승하거나 전셋값이 더 많이 올라 갭투자가 활발했을 시기”라며 “아직 역전세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초급매 소진에 따른 일시적 실거래가 상승 기류는 있지만 본격적인 시세 반등으로 가기에는 수요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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