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율 오르고, 분양 물량은 급감
봄 이사철 앞두고
매매 갈아타기 관심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
지난달 68%까지 올라
분양·입주 물량도 줄어
전세→매매 전환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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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미추홀구 '시티오씨엘 7단지'
전국적으로 아파트 매매값은 하락하고 전셋값은 오르면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뛰고 있다. 집값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도권 역시 전세가율이 당분간 상승 추세를 보여 수요자 사이에서 월세로 눈을 돌리거나 ‘매매 갈아타기’를 고려하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올해 아파트 분양과 입주 물량도 줄어들고 있어 내 집 마련을 고려해 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16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68.0%까지 올랐다. 국민은행이 2022년 11월 시세 조사 표본을 확대 개편한 이후 최고치다. 집값이 상대적으로 높은 서울도 표본 확대 후 가장 높은 54.1%로 집계됐다. 2023년 4월 50.8%까지 떨어진 서울 전세가율이 1년9개월 만에 3.3%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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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율은 매매 수요에 영향을 주는 지표로 여겨진다. 일반적으로 전세가율이 높아져 매매가와 전세가 격차가 줄어들면 전세에서 매매 수요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진다.
최근 전셋값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매매 수요는 꺾였지만 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KB부동산 기준 지난달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0.15% 하락했지만, 전셋값은 0.02% 올랐다. 서울은 매매값이 0.06% 올랐고, 전셋값 상승률은 0.07%로 더 높았다.
아파트 분양·입주 물량도 줄어들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 공급된 일반분양 아파트는 3751가구로, 2023년 2월(2725가구) 후 약 2년 만에 가장 적었다. 작년 12월(9435가구)과 비교해 60%가량 줄었다.
지난달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은 일반분양 물량이 ‘제로(0)’였다. 경기 지역에 분양 물량이 없는 것은 2016년 1월 후 108개월 만이다. 서울도 2023년 2월 이후 23개월 만에 분양이 없었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탄핵 정국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 등이 맞물려 아파트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셋값 안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입주 물량도 줄어들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1404가구로 1월(3만3723가구)보다 37% 줄었다. 이달 수도권 입주 물량은 7250가구로, 1월(1만3980가구)의 절반에 그칠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7월 2318가구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직방 관계자는 “지난달에는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대단지 입주가 이뤄지고 인천에서도 5개 단지가 입주했으나 2월에는 일부 중소형 단지만 집들이했다”고 설명했다.
분양·입주 물량이 귀해지자 새 아파트나 준공 10년 내 아파트 등으로 갈아타는 데 관심을 보이는 수요자가 늘고 있다. 서울에서도 분양가보다 저렴한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물건이 나와 있다. 지난해 12월 입주를 시작한 구로구 개봉동 ‘호반써밋 개봉’은 전용면적 84㎡가 9억5000만원 수준에 나왔다. 약 7000만원의 마피가 붙었다. 작년 4월 준공한 동작구 상도동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 전용 84㎡는 분양가보다 1억원가량 빠진 매물이 상당수 등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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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의정부 '힐스테이트 회룡역 파크뷰'
수도권 신규 분양 물량도 주목할 만하다. 현대건설은 경기 의정부 호원동 ‘힐스테이트 회룡역 파크뷰’를 선보인다. 전체 1816가구 중 674가구가 일반에 나온다. 호원동에 20년 만에 들어서는 새 아파트여서 희소성이 높다는 평가다. 인근 지하철 1호선 회룡역을 통해 서울 도봉구와 노원구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인천에서는 효성중공업이 시공하는 부평구 산곡동 ‘산곡구역 효성해링턴플레이스’(2475가구)가 분양을 준비 중이다. 또 HDC현대산업개발과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는 미추홀구 학익동에 1453가구 규모의 ‘시티오씨엘 7단지’를 공급한다. 시티오씨엘은 154만㎡ 부지에 1만3000여 가구를 조성하는 미니신도시급 도시개발사업이다. 2021년 1·3·4단지가 분양을 마쳤고, 지난해 6단지도 단기간에 계약을 끝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최근 탄핵 정국과 맞물려 시장이 관망세를 보이지만 봄 이사철 전셋값이 더 오르면 매매가를 자극할 수 있다”며 “아파트 실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세가가 폭등하면서 전세가율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무주택자 청년들은 갭투를 이용해 매수 후, 천천히 갚아 완전히 자기 집으로 만드는 게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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