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기재부·현대건설 컨소시엄과 협의 진행 중…증액비 분담·운영기간 연장 등 열어두고 검토]
'땅 위냐, 밑이냐. 그것이 문제다.' 지상·지하화 갈등을 빚었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 도봉구간(창동역~도봉산역)에 국토교통부가 '지하화'로 추진 가닥을 잡았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해당 구간의 지상·지하화가 모두 적격하다고 판정하면서 지상을 고수할 명분이 약해진 상황이다.
다만 지하화 추진에 따라 늘어나는 사업비가 풀어야 할 부분이다. 증액분은 4500억~6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국토부는 사업비가 늘어나는 대신 민간 운영기간을 최장 50년까지 연장하는 방안 등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정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GTX-C 도봉구간 지하화를 염두해두고 기획재정부,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증액된 사업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KDI는 민자적격성조사 결과, GTX-C 도봉구간에 대해 지상·지하화 모두 적격하다고 결론지었다. 이에 그동안 추진해왔던 지상화보다는 도봉구와 해당 지역주민들이 요구하는 지하화에 무게가 더 실리게 됐다.
GTX-C 도봉구간 '지하→지상→지하'로…정부·민간사업자 적극적 협의 나서야GTX-C 도봉구간은 당초 지화화로 계획됐지만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지상화를 제안하면서 설계가 변경됐다. 2020년 국토부가 민간사업자를 모집할 당시 지상·지하화의 탄력적 적용을 고시했기 때문이다. 설계 변경에 도봉구와 지역 주민들이 반발했고, 감사원 공익감사와 KDI 적격성 조사가 진행됐다.
기존대로 지상화를 추진할 경우 지자체·지역주민 반대가 커지면서 정상적인 사업 진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토부는 이르면 다음 달 중 현대건설 컨소시엄와 실시협약을 완료하고, 연내 착공을 추진한다는 목표다. 그러나 지하화를 추진하더라도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가장 큰 문제는 비용 분담이다. 도봉구간을 지하화로 변경했을 때 총사업비는 기존 4조3857억원에서 4조8000억원 수준으로 45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업비 증액분을 국토부와 기재부, 현대건설이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협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기재부 등은 정부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려고 도입한 민자사업인데, 정부가 증액분을 고스란히 지원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현대건설도 지하화 변경은 사업자가 아닌 정부 측의 잘못이기 때문에 정부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액된 사업비에 대한 협의 과정이 늦어질 경우 사업 추진 일정이 당초보다 지연될 우려도 생긴다. 이 때문에 정부와 현대건설 측도 모두 적극적으로 협의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는 다양한 방안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다. 운영기간을 기존 40년에서 5~10년 늘려주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민자사업의 운영기간은 최장 50년까지다. 현재 GTX-A 노선은 민자 운영기간이 30년, 다른 노선은 40년씩이다. 안재혁 국토부 수도권광역급행철도과장은 "기재부, 현대건설 등과 적극적으로 최선의 방안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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