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주담대 금리, 최저 3%대… 긴축이전 수준 회귀

양념통집사 2023. 4. 1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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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종료 기대감-금융당국 압박
하단 금리, 1년 반 만에 가장 낮아… 한은 ‘긴축 의지’ 시장에 반영 안돼
고금리에 위축된 주담대 다시 늘어… “정책 효과 반감” 우려 목소리도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김모 씨(50)는 최근 각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비교해 보고 있다. 노후를 보낼 지방 주택을 한 채 더 사기 위해서다. 작년까지만 해도 그는 아파트를 사느라 빚진 연 6%대 신용대출 이자를 갚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최근 주담대 금리가 떨어지고 규제지역 내 15억 원 이상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김 씨는 “올해 말 신용대출 원리금을 모두 갚으면 다시 대출을 받아 지방 주택을 한 채 더 구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3.5%로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긴축 종료에 대한 기대감으로 대출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채권 금리가 떨어지고,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하 경쟁까지 불붙으면서 나타난 결과다. 한은이 계속 ‘당분간 긴축’을 강조하는데도 시장에 이런 의도가 반영되지 못하고 대출금리가 크게 떨어져 혼란이 빚어지는 데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고금리 상황에서 주춤하던 주담대가 다시 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의 14일 기준 주담대 고정금리(혼합형)는 연 3.640∼5.801%로 집계됐다. 2월 말에는 연 4.410∼6.334%였는데 한 달 반 만에 하단이 0.77%포인트 급락해 기준금리 수준에 이르렀다. 이 중 한 은행은 금리 하단(3.640%)이 2021년 9월 말(3.220%) 이후 1년 6개월여 만에 가장 낮았다. 고강도 긴축을 시작할 무렵으로 대출금리가 되돌아간 것이다. 한은은 2021년 8월부터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이처럼 대출금리가 내려가고 있는 것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2월과 4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행보가 끝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그로 인해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채권 금리가 내려간 것이다. 거기에 은행이 자체적으로 붙이는 가산금리를 적극적으로 내리면서 채권 금리 하락 폭 이상으로 대출금리 인하 폭이 커졌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2월 말 4.505%에서 이달 14일 3.859%로 0.646%포인트 떨어졌다. 주담대 고정금리 하단의 변동폭(―0.77%포인트)은 이보다 더 컸다.

신용대출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1년물 금리는 0.41%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반면 은행권 신용대출 금리는 5.382∼6.570%에서 4.680∼6.060%로 내려가며 하단이 0.702%포인트 떨어졌다. 신용대출 금리 하단의 하락폭이 지표금리 낙폭의 두 배에 이른 셈이다.

대출금리가 하락하면서 그간 고금리 여파에 위축됐던 주담대도 다시 늘어나는 모양새다. 한은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담대 잔액은 800조8000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2조3000억 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2월에는 한 달 전보다 3000억 원 줄어들며 2014년 1월 이후 9년 1개월 만에 처음으로 줄었는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나친 금리 하락세가 지속되면 한은의 통화정책이 의도한 긴축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2월 열린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한 위원은 “금융 여건이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의도했던 수준에 비해 완화적인 것은 아닌지 다양한 유동성 지표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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